평범한 일상도 특별하게 기록하는 방법
2023-11-20
대학생 V-LOG, 직장인 V-LOG, 카페 V-LOG 등 최근 인터넷에서 다양한 주제의 브이로그 영상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V-LOG’란 ‘비디오(video)’와 ‘블로그(blog)’를 합친 단어로, 일상을 영상으로 찍어 미디어에서 타인과 공유하는 것을 뜻한다. 브이로그는 특별한 주제를 담지 않아도 된다. 평소와 같이 등교할 때, 공부할 때, 쇼핑할 때 영상으로 기록을 남기면 나만의 브이로그가 된다. 유튜브와 틱톡을 통해 영상 콘텐츠가 활성화되면서 특히 MZ세대가 브이로그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MZ세대는 왜 브이로그에 빠졌을까. 2019년 2월 기준 유튜브 검색 도구 ‘키워드 툴(Keyword Tool)’에 의하면 브이로그 검색량은 6개월 동안 6만 건에서 약 16배가량 증가한 109만 건으로 나타났다. 이장석의 연구에 따르면 브이로그 등록 건수가 2013년에 일일 약 200건에서 2018년 시간당 2,000건으로 증가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MZ세대에게 브이로그가 인기를 얻은 이유를 개인주의와 관음주의로 설명하는 학자들도 있다. 이때 관음주의는 미디어를 통해 타인의 사생활을 엿보며 즐거움을 얻는다는 의미로 정의할 수 있다. (Calvert, 2004)
여러 연구(윤지영, 2020; 이장석, 2022)에서 MZ세대가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관찰 예능에서 나아가 일반인의 브이로그를 보며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선행연구에서 블로그를 이용하는 대학생들이 관음주의를 통해 이용 만족을 높인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또한 임성윤의 연구(2022)에서 MZ세대는 익명성을 선호하고 개인주의를 강화하면서 미디어를 통한 소통에 익숙해졌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즉, MZ세대가 익명이 보장되는 인터넷에서 타인의 일상을 관찰하는 것을 즐기며 브이로그가 새로운 소통 방식으로 떠오른 것이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도 브이로그에 영향을 미쳤다. 일방적으로 동시간대에 방송을 송출했던 전통 미디어와 달리 현재는 누구나 언제든 정보의 생산자가 될 수 있다. 정보를 얻고 오락을 추구하기 위해 미디어를 이용하는 것은 같지만 일방적이었던 과거와 달리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사람들은 적극성과 능동성을 추구하고 있다. 브이로그는 미디어에 자신의 일상을 올리며 정체성을 표현함과 동시에 다른 이용자들과 상호작용하며 사회적 관계를 구축할 수 있게 만들었다. (윤지영, 2020)
하지만 많은 사람이 브이로그 제작에서 영상 편집이라는 벽에 부딪힌다. 일상이 디지털화가 된 지금 디지털 리터러시는 필수적이지만 사람마다 어렵게 다가올 수 있다. 브이로그는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경우가 많아 특별한 촬영 도구는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영상에 자막과 배경음악을 넣는 등 편집 기술이 필요하다. 편집 프로그램을 선택하고 저작권 문제에 걸리지 않도록 무료 배경음악과 효과음을 찾아야 한다. 브이로그 특성상 다른 사람들도 카메라에 잡히기 쉬워 모자이크도 해야 한다. 나도 마찬가지로 일상을 촬영하는 걸 좋아하지만 영상 편집에는 자신이 없어 그동안 브이로그를 제작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미디어 기자단으로서 디지털 리터러시를 배우고 실천하기 위해 브이로그를 주제로 기사를 기획하면서 직접 만들어 봤다.
곰믹스 맥스 로고와 프로그램을 실행한 첫 화면
곰믹스 맥스 살펴보기
편집 프로그램은 ‘곰믹스 맥스’로 선택했다. 곰믹스 맥스는 곰앤컴퍼니에서 제공하는 영상 편집 프로그램으로,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도 쉽게 영상을 편집할 수 있다. ‘GOM Lab’ 홈페이지에 따르면 곰믹스 맥스는 미니멀하고 직관적인 구성으로 초보자도 영상 편집에 도전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특히 브이로그에 필요한 텍스트, 배경음악 및 효과음, 이펙트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AI 보이스 기능이 추가돼 5개의 감정을 담은 110개 목소리를 사용할 수 있다. 곰믹스 맥스는 무료 버전과 정품이 있는데 해상도와 인코딩 시간, 워터마크 여부에서 차이가 있다.
평소와 똑같은 일상을 영상에 담다
브이로그를 만들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며 하루를 보냈다. 강의를 들으러 가며 매일 걷던 길, 매일 보던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낮 12시 10분쯤 기숙사에서 나오며 스마트폰 카메라 앱을 켰다. 반대편에서 다른 학생들이 걸어오면 카메라를 바닥에 두고, 풍경이 예쁘면 잠시 멈춰 서서 보이는 풍경을 한 장면에 담았다. 처음에는 단순히 등교하는 모습인데 영상의 주제가 될 수 있을까 우려했다. 하지만 촬영을 이어갈수록 평범한 일상은 특별한 기록으로 변하고 있었다.
평소에는 지나쳤던 캠퍼스 내 거울 앞에서 영상을 찍는 모습
촬영을 통해 특별해지는 시간
카메라로 하루를 담다 보면 똑같은 일상도 평소와 다르게 보인다. 항상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나무, 저녁이 되면 지는 노을, 매일 지나치던 캠퍼스 건물까지 특별하게 다가온다. 영상을 찍다 보면 내가 일상에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게 된다. 브이로그가 인기를 끈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일 것이다. 쉽게 지나칠 수 있는 하루를 영상으로 남기며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그리고 미디어 환경에서 평범한 일상을 공유하며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연결고리도 될 수 있다. 브이로그는 누군가에겐 평범한 일상이 또 다른 누군가에겐 새롭게 다가오며 즐거움을 선사해 준다.
곰믹스 맥스에서 브이로그를 제작하고 있는 화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던 영상 편집
촬영은 쉬워도 편집은 어렵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이틀에 걸쳐 찍은 영상들을 곰믹스 맥스 클립에 추가했다. 등교하면서 찍은 영상부터 카페에서 찍은 영상까지 순서대로 배열했다. 길을 걸어가는 영상은 지루할 수 있으니 짧게 자르고 캠퍼스 풍경이 담긴 장면은 배속을 조절해 재생 시간을 늘렸다. 자막을 써넣고 브이로그에 어울리는 배경음악을 하나씩 들어보며 신중하게 골랐다. 막상 영상을 편집하다 보니 전문 기술은 필요하지 않았다. 촬영본에서 적절한 장면을 고르고 자막과 음악을 넣으니 2분 40초 남짓의 짧은 브이로그가 완성됐다.
브이로그를 제작하며 배워가는 디지털 리터러시
브이로그 제작은 현 미디어 환경에서 필요한 디지털 리터러시를 배울 수 있게 만들었다. 곰믹스 맥스라는 디지털 프로그램을 활용해 촬영한 영상을 편집해 브이로그라는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었다. 제작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브이로그를 찾아보고 편집 프로그램 기술에 대해 검색도 했다.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미디어 환경인 만큼 저작권 보호를 위해 무료 배경음악과 효과음을 사용해야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직접 영상을 찍고 편집하니 브이로그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최근 많은 사람이 브이로거가 되며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 영상 제작에 재능이 있는 사람들에게 한정된다고 여겼다. 하지만 미디어 환경이 변화한 것처럼 디지털 기술도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 정보의 소비자가 생산자가 될 수 있는 만큼 디지털 리터러시도 스스로 배워갈 수 있다. 곰믹스 맥스 프로그램을 이용해 브이로그를 만든 것처럼 디지털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재생산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할 수 있다.
오늘 하루를 카메라에 담아보는 것은 어떨까. 평범한 일상도 특별하게 다가올 것이다.
-첨부한 영상은 곰믹스 맥스 프로그램으로 편집했습니다.
자료출처:
‘GOM Lab’ 홈페이지, 곰믹스 맥스 제품 소개, https://www.gomlab.com/gommixmax-video-editing/
‘GOM Lab’ 홈페이지, 곰믹스 맥스가 초보자를 위한 완벽한 편집 프로그램인 이유, 2023.
https://www.gomlab.com/blog/view.gom?id=85&language=kr
박광순, 조명휘, “인터넷의 웹블로그(Web-blog) 이용동기와 만족도에 관한 연구,” 한국언론학보, 제48권, 제5호, pp.270-294, 2004.
윤지영 외 2인, 유튜브 브이로그 이용 동기 및 이용자 특성이 이용 만족 및 지속이용의도에 미치는 영향, 한국콘텐츠학회, 2020.
이장석 외 1인, 브이로그는 어떻게 MZ 세대의 문화가 되었나 유튜브 브이로그의 관음주의가 감정이입, 시청 만족, 지속시청의도에 미치는 영향, 한국문화산업학회, 2022.
임성윤, MZ 세대의 개인주의 문화, 어떻게 볼 것인가, 한국청소년문화연구소, 2023.